애증의 계절, 봄 멋대로 글쓰기

 

매년 봄이 오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개나리, 산수유를 시작해 벚꽃, 목련 등 봄꽃들이 피다 흩날린다. 언론에서는 봄꽃들의 개화 소식을 전하며 봄이 왔음을 전해준다. 꽃들이 피어나면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사진을 찍고 들판과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만큼 봄은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계절이다.

 

하지만 나에게 봄은 고통을 안겨주기도 하는 계절이다.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꽃가루와 건조한 공기, 먼지를 들이마시면 기침을 하고 콧물을 쏟아내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 봄만 되면 기침을 하고 코가 막히는 지라 늘 이비인후과를 들락날락 거리고 심지어 코에 뿌리는 약을 사고 물티슈, 손수건을 구비해놓지 않으면 콧물과 기침으로 더러워져 뒤처리를 하기 곤란해 한다.

 

봄은 이래저래 애증의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으스스한 추위를 맛보게 해주었던 겨울이 지나면서 공기가 따뜻해지고 얼음은 녹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고 움츠렸던 식물들이 싹과 꽃망울을 틔우다 꽃이 피어나니 활기가 넘치고 간만에 여유가 생기는 계절이다. 봄만 되면 나들이 가는 사람들로 도로가 북새통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것이다. 반면 나같이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봄에 흩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돈 날리고 몸 날리고 자존심 날리며 괴로워한다.

 

그렇다고 봄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꽃이 피어나고 따뜻해지면 집에만 있기 답답하다. 거리를 걸어 다니면 보이는 꽃과 나무, 분위기 따라 유행 따라 제작기 색깔 있는 옷을 입고 걸어가는 사람들, 봄만 되면 흘러나오는 분위기 좋은 음악들.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기 충분한 계절이기에 밖으로 나오지 않고서는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 아름답기에 몸을 날리며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인걸까? 생각해보니 즐거움을 위해 몸을 버리고 마음을 버릴 만한 게 얼마나 많은가? 정교하게 깎아놓은 다이아몬드, 일확천금의 순간, 산해진미의 음식 등등 큰 희생을 들여야 누릴 수 있는 많은 것에 비하면 봄은 약과인 것 같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계절이고 그날 날씨, 위치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니 말이다. 다만 나같이 봄이 체질에 안 맞는 사람들에게는 순간 괴로워하다 계절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쳐지나가는 유행성 질환일 뿐이다.

 

그래, 그러려니 하며 견뎌보자. 봄이 왔음에도 누리지 못하고 현실 또는 정신의 독방에 갇혀 지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너무 덥거나 추운 기후로 아예 봄이 사라져 버린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역들이 있으니 말이다.

 

봄을 누리며 다시 한 번 길을 걸어본다. 기침과 콧물, 가려운 눈을 약과 물티슈, 손수건으로 버텨가며 즐거웠던 순간, 좋은 생각을 떠올려본다. 병아리들이 어미 닭을 따라 걸어가듯 노란 옷을 입고 선생님을 따라 소풍가던 일, 달 밝은 밤에 벚꽃이 피고 날리는 거리를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던 일, 모처럼 따뜻한 날씨에 어디론가 떠나던 일말이다.

 

즐거운 순간을 생각하고 봄이 짧음을 아쉬워 하지만 정작 괴로워하는 나 스스로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새로운 나날이 시작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 즐거워하며 보낼 시간이 많지 않은데 왜 나는 몸으로, 마음으로 봄을 애증의 존재로 바라봐야 하는 걸까? 글을 쓰는 동안 또 다시 기침이 나온다. 콧물을 닦는다. 약을 뿌리며 애써 참아본다. 아름다운 봄을 있는 그대로 몸과 마음이 바라볼 수 있는 해는 없는 걸까?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발병하는 알레르기에 나는 어떻게 봄을 바라봐야 할까? 스스로에게 내린 우문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앉아있다. 그저 운명이라 생각하고 체념하는 수밖에 없겠지. 아님 즐겨볼까? 봄이 아니면 이런 고통을 언제 누려보겠는가? 이런저런 주저리를 글로 내뱉다 보니 어느새 잠이 쏟아진다. 봄을 누려보자. 이럴 때 편안히 누워 꽃과 나무를 바라보는 게 내 몸에도 좋고 마음에도 좋을 거다. 애증의 계절, …….


대학내일 20‘s Voice에 투고했던 칼럼인데 소식이 없어 올립니다. 아마 글을 읽다 반복되는 느낌이 있거나 지루한 점이 있어서겠지요?









덧글

  • 알렉세이 2014/04/12 22:12 # 답글

    꽃가루 알러지라니.. 저런...
  • Blueman 2014/04/13 00:15 #

    즐기고싶어도 조심해야하는 봄입니다. 지금은 나아졌지만 어쩌다 미세먼지가 들어가는 날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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