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재미있게 편집하자 『유혹하는 에디터』 독후감과 서평사이

유혹하는 에디터유혹하는 에디터 - 8점
고경태 지음/한겨레출판

유혹하는 에디터 고경태 기자의 색깔 있는 편집 노하우(한겨레출판 펴냄)’,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오마주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 책은 주간지 한겨례21’과 신문 한겨례안에 있는 ‘esc’, ‘시네21’ 편집장을 거쳐 지금 한겨레토요판 에디터를 맡고 계신 고경태 기자의 책입니다.

 

부제인 고경태 기자의 색깔 있는 편집 노하우도 그렇지만 표지부터가 큰 글씨로 표현된 걸 보니 디자인이 깔끔해 보입니다. 에디터답게 눈길을 사로잡는 데 일가견이 있나 봅니다.

 

이 책은 편집자 그 이상을 추구한다. 굳이 규정하자면 종합적인 양식을 갖춘 편집자의 완성이다. 줄여 말하자면 기획편집자. 전통적 역할인 헤드라인·지면 관리와 함께 글쓰기 능력, 기획력은 편집자가 갖춰야 할 삼박자에 해당한다. 트라이앵글은 편집자로 하여금 매체의 진짜 주인이 되게 하는 핵심 동력이다.

- p7 서문에서

 

신문이나 잡지, 출판에는 늘 편집자가 따라다닙니다. 작가가 자신의 문체로 생각을 담아 글을 쓰는 거라면, 편집자는 독자가 보기 쉽도록 글을 교정하고, 홍보 문구나 헤드라인을 뽑지요. 그 과정에서 편집자 본인의 스타일이 묻어나오고요.

 

그럼 에디터 입문서인 유혹하는 에디터’, 출발해볼까요?

 

1부 재미있으면 용서하라? (나의 무책임한 매체론)

편집론 1~6으로 구성된 1부는 고경태 기자의 편집 철학을 보여주는 맛배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매체 편집 일을 사랑한다면, 이 분야에서 밥을 먹고 싶다면, 일단 자신의 재능을 극대화면서 재미있게 일하고 즐기자. 이런 게 더 행복한 마인드가 아닐까. 그 과정에서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으리라.

- p21~22 ‘편집론1 편집이 대수냐에서

 

보통 황색 잡지에 볼 법한 기사의 선정성에 대해 고경태 기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독자의 눈에 쉽게 띄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는 아무런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기사를 쓰거나 지면을 꾸밀 바에는 선정적인 편집 자세를 갖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쪽이다. 편집자는 가끔 뻥도 쳐야 한다. 사기 치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선정성의 다른 이름은 여유. 그리고 자신감이다. 바른 말씀만 되풀이하는 이들에게 꿀리지 않는다는 배포다. 고리타분한 원칙에 생각이 갇히면 선정성의 칼을 휘두르기 힘들다.

- p36 ‘편집론 5 선정주의를 찬양함 임팩트 없는 지면보다 백 배 낫지 뭐에서

 

2부 다이어트, 다이어트 (잘 빠진 한줌 언어의 미학)

긴 글을 짧게 줄이는 게 힘들지요? 이 책은 그러한 노하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줄이고, 정리하고, 문장부호 붙이고, 이름 짓는 거에 대한 노하우를 말이죠.

 

정보를 중시하는 스트레이트 뉴스의 헤드라인은 전보와 비슷한 면이 있다. 짧게, 절실한 순서대로 담아야 한다. 최대한 줄이거나 빼야 한다. 지금 스트레이트 제목 뽑기의 기초를 배우고 있다면, 우체국에서 전보를 치기 위해 문구를 다듬는 당신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독자들이 전보를 받는 다고 생각하고 글자를 줄여보라.

- p58~59 ‘그 여름의 헤드라인 열자로뽑아안그럼다쳐에서

 

새 소식을 알려주는 가벼운 쪽지기사에서 가장 기본은, 그 주요 내용을 한눈에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다. 단지 기본일 뿐이다. 그걸 싣는 매체의 상황에 따라 헤드라인의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고, 강조점도 달라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되.

- p65 ‘궁금한 걸 콕 집어서 헤드라인은 구호가 아니라네에서

 

3부 제목을 갖고 놀자 (단어의 단어장을 참신하게)

기사나 포스팅을 알릴 수 있는 첫 단추는 제목입니다. 이름을 짓는 것만큼 제목도 잘 지어야 합니다. 다양하고 참신하게 제목을 짓는다면 반은 성공한 겁니다. 꽃향기에 반해 꽃으로 다가가는 벌과 나비처럼요.

 

편집자는 일종의 대변인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대변인은 달변은 아니더라도, 정확한 커뮤니케이터여야 한다. 정확하고 깔끔하게 특정 조직의 입장과 행위의 내용들을 전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요약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바로 핵심을 요약하는 능력이다.

- p111 ‘말 못하는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종잡을 수 없어 슬픈 문장이여에서

 

첫째, 제발 무엇을 전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전할 것인지를 고민하자. 메시지에 집착하지 말고,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할 세련된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보자.

둘째, 선전·선동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자.

셋째, 각자 색깔 좀 내자. 제각각의 제호를 단 수많은 매체들이 어찌 그리 한결같은가. 여기서의 한결같음은 일관성이 아니라 획일성이다.

넷째, 구호가 아니라 이야기를 쓰자. 격문이 아니라 휴먼 스토리를 쓰자.

다섯째, 유머를 갖자. 웃음이야말로 정치적 깃발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 p134~135 ‘메마른 투사여, 새로운 단어를 갖자 선전·선동에 감동을, 주장 압도하는 스토리를에서 금속노조 선전학교 중급과정 제목 뽑기강의 때 내린 종합진단앞부분을 따옴.

 

4부 그래, 가끔 사기 좀 쳤다! (1994~2006 한겨레21표지·광고 이야기)

매주 한겨레21’의 표지 카피를 뽑을 때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른 장과 달리 컬러로 찍혀 있어서 그 때의 느낌을 같이 느끼도록 했군요.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가벼운 내용이지만 곳곳에 노하우가 숨어 있으니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겁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할 땐 끝까지 밀어붙여라. 직속 상사나 주변의 반응에 기겁해 자기 의견을 스스로 죽이면 좋은 작품을 만들 기회를 잃는다.

 

잡지에선 취재기자도 비주얼에 관한 마인드가 요구된다. 표지가 반드시 편집자나 사진기자, 디자이너의 몫만은 아니다.

- p171, 174 ‘애증의 표지열전1 내 맘대로 뽑은 톱 10’에서

정말로 대중들의 구미를 당기는 건 홀딱 벗은 게 아니라 살짝 보여주는 거다. 다 벗으면 허탈할지니…….

 

흥분하지 마라. 흥분하는 카피와 디자인은 오히려 거부감을 준다.

 

한번 히트했다고 자꾸 써먹으면 금방 식상해진다.

 

인터뷰이의 말 속에서 표지 카피를 뽑을 경우, 그가 혹시 이 카피로 난감해지지는 않을지 한번쯤 짚고 넘어가는 게 좋다.

- p178, 179 ‘애증의 표지열전2 참 나쁜(!) 표지에서

 

5부 무기 사용 설명서 (편집자를 위한 글쓰기 개론)

4부까지 노하우를 익히면서 재미있고 웃으셨습니까? 5부부터 식상해지기 쉬운 이론 단계입니다. 하지만 고경태 기자는 십계명을 이용해 재미를 살리면서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1. 잽을 날려라

2. 첫 문장은 유혹이다, 더불어 제목이다

3. 솔직하게, 소탈하게 쓰자

4. 말하듯 쉽게 쓰자

5. 체험과 예화를 적극 활용하자

6. 중언부언한다고 느껴질 때 과감히 포기하라

7. 초고를 프린트한 뒤 고치고 또 고쳐라

8. 신뢰할 만한 이에게 감수를 맡기자

9. ? 의외다!

10.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져라

- p249~260 ‘그대, 어필하였는가 나만의 글쓰기 십계명에서

 

6음모를 획책하자 (편집자의 완성을 위한 기획론)

기획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사례가 춤을 추는 가운데 배울만한 내용이 있으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1. 의심의 화신이 되자, 상투를 틀자

2. 시시껄렁한 잡담을 귀히 여기자

3. 뱀파이어가 되자, 사람의 피를 빨아먹자

4. 전문킬러로 독자들을 죽여라

5. ‘365일 안전운전 금지, 비상계엄령을 선포한다

6. 깬다 깨. 뭔가 엽기적인 거 없습니까

7. 화두가 있습니까? 단어를 대라. 단어를!

8.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해보자

9. 꼬마 콘텐츠에 연연하자

10. 다른 부분에 대한 톨레랑스를 갖자

- p311~335 ‘상투를 틀자, 뱀파이어가 되자 기획의 주인이 되기 위한 열 가지 방법에서

 

중간 중간에 있는 에세이는 쉬어가는 재미를, 끝에 있는 부록 말은 참 쉽죠~창조적인 편집자가 되는 십계명은 편집에 창의력을 더하기 위한 방법을 담았습니다. 이렇게 유혹하는 에디터는 다 읽고 나서 또 읽어도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답니다.

 

에디터 일을 하는 고경태 기자의 노하우를 읽으면서 그림과 사례,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인지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배움을 위해 정독해도 좋고, 재미를 위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유혹하는 글쓰기만큼 재미있으면서, 이해하기 쉬운 유혹하는 에디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읽고 나서 판단해주세요

http://Blueman88.egloos.com2015-01-30T17:26:54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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