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바라봐!
- 평범한 것에 정치·도덕적 판단을 붙여야 하는가? -
읽기에 앞서 -
이 글은 주제에 충실하게 의견을 밝히려 했을 뿐, 영화나 문학 등 예술작품이나 역사적 사건들을 특정분야에 관련하여 편향된 의견을 내려는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2014년 12월 마지막 주말, 나는 부모님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을 본적이 있다. 좋은 영화라기에 같이 봤는데 주인공 ‘윤덕수’가 아버지와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뒤 자신이 누리고 싶었던 걸 어느 정도 희생하며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가야 했던 꽤 슬픈 이야기였다. 구두닦이부터 시작해, 동생학비를 벌기 위해 파독광부가 되었고, 파독간호사와 결혼하여 한 집안을 꾸렸음에도 기술자의 몸으로 베트남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렇게 고생하다 대가족을 거느리며 살게 되는 모습은 어쩌면 한 집안을 위해 시대의 풍파를 견뎌가며 묵묵히 일을 해야 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국제시장’이 온 가족이 공감할 만한 가족영화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뒤로 접한 일부 지식인과 정치인의 소감은 나에게 의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
- 2014.12.24.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한겨레> esc ‘욕봤다 2014’ 대담에서 일부 종편의 보도태도를 비판하면서 한 말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사랑하세' 이런 가사가 있지 않느냐.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해야 한다.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에도 보니까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하더라.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 2014.12.29. 박근혜 대통령이 ‘핵심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한 발언
물론 개인적 의견은 누구나 밝힐 수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걸 느끼고 판단하는 것 또한 개인의 자유며 과하지 않다면 존중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당연하고 공감 가는 일을 왜 논쟁거리가 될 만한 분야로 확대해석하는 걸까?’
의문을 풀기 위해 찾다보니 그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 영화 ‘변호인’에 대한 상반된 의견,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실종자 가족 의 요구에 대한 과도한/왜곡된 판단이 대표적이었다. 각각 ‘부림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했지만 무고한 사람을 구하려 했던 인권변호사의 정의로운 이야기와 참사 당시 제대로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음에도 방관하던 정치권과 있지도 않은 보상, 하지도 않은 구조를 홍보, 어중이떠중이의 잘못된 발언 등 왜곡보도를 일삼은 언론에 분개해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수색을 요구했던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된다는 점일 것이다. 왜일까?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사실을 배제하더라도 말이다.
난 각자 살아온 (자연적, 시대적, 이념적) 환경에 따라 한 작품이나 사건을 주관적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한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 부처만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난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자 갑작스런 허무함을 느꼈다. 뻔한 질문에 뻔한 답이었다. 그러면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려는 극단적이고 편향적인 태도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쓰는 글을 이대로 내야 하나라는 의문까지 들었다. 그렇지만 이왕 시작한 거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마무리 하고자 한다.
‘나름 판단하고 의견을 내는 건 좋은데 제발, 이상하게 판단한 걸 선동하지 말자.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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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6 09:33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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