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 앞 모든 게 겹쳐 보이거나, 어두워 보인다면 더듬어가며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 귀도 들릴락 말락, 무슨 말을 할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해진다.
지팡이와 진동, 보청기에 의지해야 하나? 내 나이가 아직 젊은데 말이다.
모든 것이 나를 유혹하거나 인도하는 데, 나는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단 며칠 동안, 몇 시간 동안인데 그 기억은 나를 사로잡았다.
미래의 나일까? 생각하기 싫지만, 생각이 나는 그때의 순간,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들리나?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들리나?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간다. 새로운 깨달음이 되어야 하는 데 말이다. 어쩌면 함부로 보고 들으며, 말하고 쓰는 것을 꾸짖는 벌이 아닐까? 그 벌 앞에 할 말을 잃었다. 쓸 글도 잃었다. 24시간의 그 어둠 속에서 벌을 벋는다. 몸도 마음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의 벌을 받는다.
태그 :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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