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나 시즌2 - 22.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대하는 두 가지 시선 세상과 나

그림입니다.<br/>원본 그림의 이름: girlstatue.jpg<br/>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20pixel, 세로 528pixel<br/>사진 찍은 날짜: 2011년 12월 15일 오후 5:40<br/>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CS Windows<br/>색 대표 : sRGB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한일 양국 정부의 졸속 보상 합의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정치성향 할 것 없이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같은 진정한 문제 해결을 먼저 내세우는 게 먼저 아닐까? 하지만 이번 졸속 합의 이후 조금이지만 둘로 나뉜 듯하다. 졸속 합의는 무효라며 진정한 해결을 계속 바라는 다수의 입장과 일본을 (무조건) 용서하고 (일방적으로) 애국을 향해 나아가자는 소수의 입장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편을 가르고 싸우지 않았다. 피해자 할머니와 이들을 지원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대해 한마음으로 나섰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졸속 합의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나뉘고 일부는 자신이 믿는 정치성향의 세력을 따라가면서 입장을 달리 하였다.


'손병휘의 나란히 가지 않아도'에 올린 두 가지 사연을 통해 이들을 대하는 시선이 얼마나 다른지,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 지 생각해보자.



#1

한일 양국 정부의 졸속 합의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원통함은 점점 커지고, 우리는 계속 철거 위기의 소녀상을 지키는데 들려오는 소식이 여전히 없네요.


소개하고픈 이야기가 있어 몇 자 남겨봅니다. 작년 11월 30일에 돌아가신 일본 요괴만화의 아버지 미즈키 시게루입니다. 대표작은 '게게게의 키타로', 우리나라에서 '요괴인간 타요마'로 소개된 요괴만화죠.

미즈키 씨는 1941년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자 보충역으로 투입되었지만 얼마 안 되 보병으로 입영했답니다. 파푸아뉴기니 령의 라바울 전선으로 가면서 많은 일을 겪었는데 후에 '총원 옥쇄하라!' 등 자전적 만화로 그렸지요.

이 중 '카랑코롱 표박기'에 수록된 '코믹 에세이 종군위안부(従軍慰安婦)'를 소개하겠습니다. 만화 속 대사를 누군가 번역했는데 링크를 따라 한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waterlotus.egloos.com/3454770


만화 첫 부분에 나온 주석은 이렇습니다.


"전시중, 전쟁터의 병사들 사이에서는 종군위안부를「삐(ピー)」라고 불렸고, 오키나와 출신 위안부는「나와삐(ナワピー)」, 조선인 위안부는「조선삐(朝鮮ピー) 」라는 멸칭으로 불렀다. 현대의 인권감각으로 보면, 이것들은 명백한 차별표현이지만, 필자가 체험한 역사적 사실로서 일부러 바꾸지 않고 기술했다."

※ 삐(ピー) 는 중국어로 매춘부의 멸칭. 여성의 생식기를 가리키는 한자, 비(屄,bī)의 중국어 발음.


이 만화에서 한 사람의 조선인 위안부가 화장실을 가자 위안소에서 줄을 서 있던 군인들이 '언제 나오냐?'고 불만을 쏟아내는 장면이 나왔는데 다음에 나온 독백에 전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도저히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부터 80명이나 되는 병사를 상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략) 병사들도 지옥에 있었지만 이건 지옥 그 이상이 아닌가?"


전쟁 때 억지로 끌려나와 일본군의 성노리개로 이용당했던 할머니들이 겪었던 피해는 얼마나 될까요? 생각만 해도 참담합니다. 이런데 충분한 사과를 받았다고요? 돈 받았으니 됐다고요? 할머니들의 상처는 누가 보살펴 주나요?


부디 살아계실 동안 더 이상의 상처를 입지 않길 바랍니다.


#2

엄마부대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게 주장한 것들을 뉴스로 봤는데 참 어이없었습니다.


"이제 아베의 사과를 받았으니, 남은 여생 마음 편히 지내십시오."

"어르신들, 이제 고통을 내려놓으시고 나라 발전에 힘을 모아 주세요."

"어르신들, 일본을 용서하는 것이 일본을 정신적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르신들 살아계실 때 사과를 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한 한일 정부 간 졸속 합의가 있었으니 반대하는 사람에게 어버이연합이나 엄마부대 등 관변단체가 나설 거라 예상했는데 사실이 되었네요.


저 관변단체들의 시위 소식을 접하면서 왜 애국을 들먹이며 반대할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집회·결사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요.


애국이란 게 대체 뭘까하며 나무위키에 한번 쳐봤습니다.


https://namu.wiki/w/%EC%95%A0%EA%B5%AD


자신이 속한 국가를 사랑하는 것. 이러한 마음을 애국심이라고 한다. 태어난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국적을 가지게 된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건 간에 그 나라 안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사회적 감각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애국심이 필수다. 사랑하지도 않는 나라의 국적을 원할 이유도 없고, 만약 그렇다고 한들 그 나라에서 살기 위한 조건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족시키지 못한 개인은 다른 나라로 떠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는 국경일이나 스포츠경기에서 국가대표를 진심으로 응원할 때 쓰는 표현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그전부터 우리나라를 사랑해야 하는 것을 배우면서 지니고 있었지만요.

하지만 진심으로 하는 표현이랑 정부에서 주장하는 걸 밀어붙일 때 쓰는 표현이 같아야 할까요? 그것도 잘못된 정책이나 주장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진정 나라를 사랑한다면 정부가 잘못하고 있을 때 따끔하게 지적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애국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며 정부의 주장에 대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관변단체의 주장을 보며 생각해봅니다.


과연 저들은 진정 나라를 사랑해서 저러는 걸까? 아니면 정부에서 주는 콩고물을 얻기 위해 저러는 걸까?


나무위키에 올라온 명언들을 통해 애국이란 단어를 오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곰곰이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애국은 불한당의 마지막 피난처다.’ - 새뮤얼 존슨


‘애국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다.’ - 오스카 와일드


‘애국심은 미덕의 한 부분이지만 애국심을 강요하는 건 추악함 그 자체다.’ - 다나카 요시키


‘국민을 항상 지도자의 명령에 복종하도록 할 수 있다. 그것은 쉽다. 국민에게 공격받고 있다고 선전하고, 평화론자들은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맹비난하고, 또,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기만 하면 된다. 이것은 어느 국가에서나 작동한다.’ - 헤르만 괴링



인간과 나라, 결코 떼놓아선 안 될 가치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애국을 들먹이며 도와주는 사람을 이상한 쪽으로 몰아넣고 졸속 합의를 강요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글에서 언급했듯이 애국이란 이름으로 졸속 합의를 미화하는 사람에게 남용이 어떤 효과를 주는 지 기억하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위로와 안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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