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어른들에게 젊은 세대가 하는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꿈이 없어 보여.”
“왜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을 즐기려 하는지 모르겠어. 알바를 해서 모아둔 돈도 저금하지 않고 노는 데 쓰잖아.”
그들 말대로 젊은 세대는 꿈과 행복을 포기하고, 사는 걸까? 아니면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라 사는 걸까?
요즘 젊은 세대의 이야기에서 YOLO(You Only Live Once, 네 인생은 오직 한 번뿐), 소확행(小確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꿈을 물으면 없다고 하거나 두루뭉술하게 대답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도 생각해보니 꿈과 목표,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가진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오늘의 즐거움과 여유에 기대어 살았고, 꿈이나 목표는 안중에 없었다. 뒤늦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막연하지만 꿈과 목표가 생겼고, 어쩌다 취직과 자기 관리(돈, 건강)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싶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 2007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등으로 장기 경기 침체에 들어간 대한민국, 실업률과 물가는 나아지지 않는데 집값은 오르고 부자들은 점점 부유해지니 양극화가 심해졌다. 일을 열심히 하고, 번 돈을 저축하면 신도시 아파트를 쉽게 분양받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요즘은 20년 넘게 해야 겨우 될까 말까 한다.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먼저 태어난 순, 부모의 배경으로 부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세상은 젊은 세대에게 말로만 꿈과 미래를 가지라 하는데, 상황은 나아지지 않으니 어떻게든 살아가려 발버둥 치다 여기까지 온 게 아닐까?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해지자’, 젊은 세대는 이 말을 새기고 산다. 이미 시장은 그들의 트렌드에 발 빠르게 움직이며, 관련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또, 아무 일자리나 얻는다고 삶이 보장되는 게 아님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깨달았을 것이다. 세상이 발전하면 노동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효율성이 높아지면 일할 사람도 준다는 이론도 이미 나와 있지 않은가?
겨우 일자리를 얻어도 처지에 따라 휴식도 제각각이다. 2017년 기준으로 전체 51.2%인 비정규직은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라는 이유로 대부분 휴식을 보장 못 받고 일해야 한다. 오죽하면 퇴사하고 마음을 달래고자 가는 ‘퇴사 여행’이라는 개념도 있을 정도다.
간단히 말하면 요즘 젊은 세대는 불안함에도 잘 지내고, 쉬고, 노는 방법을 각자 찾는다. 힘들면 쉬고 놀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각자도생해야 하는 우리 시대, 스스로 행복해야 삶을 이어나간다. 욜로와 소확행 등을 말 안 해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색안경 끼고 보지 말자. 새로운 가치를 찾고 실천하는 것뿐이다.
이 한마디가 지금도 마음을 움직인다.
“욜로는 매 순간을 사랑하고, 후회 없이 지금을 즐기라는 청춘들의 긍정적인 외침이자 희망을 담은 염원이다.”
* 참고자료
물루티 - 『20대에 꿈이 없는 것이 정상이다』 (2015.12.03)
https://brunch.co.kr/@jinsoo1eas/20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만의 돌파구, YOLO』 (홍대신문, 2017.02.28.)
http://hiupress.hongik.ac.kr/news/articleView.html?idxno=100
『[스브스 투데이] 코스파족? 욜로족? 청년들의 현실적인 선택?』 (SBS뉴스, 2017.05.31)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223639
양지선 - 『청년에게 꿈과 열정을 강요하지 마라』 (숭대시보, 2018.01.29.)
http://www.ssu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103
서울청년정책LAB - 『요즘 젊은 애들이 왜 자꾸 쉬려고 하냐면요』 (직썰, 2018.07.24.)
http://www.ziksir.com/ziksir/view/6687
* ‘소확행’을 주제로 칼럼을 썼었으니 이번 글은 속편 격으로 썼다고 보면 됩니다. 제가 젊은 세대와 어른 세대 사이에 있으니 참고자료 속 말들에 공감이 갔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이 따라옴을 알지만, 현실은 쉽지 않음을 말해주네요. 주어진 조건에서 숨 쉴 여유를 찾는 노력은 계속될 겁니다. 우리 사회가 젊은 세대의 행보를 지켜보고 도와줘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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